하고 싶은 말은 많고 많지만 당장은 제대로 정리해 내기 힘들 것 같아서 생각나는 대로 주워 섬겨 봅니다.
1. 이야기의 커다란 뼈대 자체는 알려질 대로 알려진 바라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지만 그 와중에도 대단한 반전이 하나 숨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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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꽤 놀랬었는데 돌아와 생각해보니 또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더군요. 왠지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루크'가 동생이었다고 했으면 더 이상했을 것 같기도 하고.
2.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이, '그리버스가 생각보다 허접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봤는데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아마도 '클론워즈'를 보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군요.
'클론워즈' 마지막 부분을 보면 '그리버스'가 '펠퍼틴'을 납치해서 우주선으로 도망가려다가 '메이스 윈두'에게 덜미를 잡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메이스 윈두'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그리버스'는 부상을 입게 되구요. ep.3 초반부에 '그리버스'가 자꾸 기침을 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제가 '클론워즈'를 볼 때는 저 부상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그 깊이가 깊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저 부상부위는 영화에서 '오비완'이 결정타를 가하는 부위이기도 하구요. 영화에서는 도망만 다니다 엄한 최후를 맞이하는 '그리버스'지만 '클론워즈'에서 저 부상을 입기 전까지는 대단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뭔가 실망스럽다고 생각했던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뭐, 그렇다고 해도 결국 영화만 놓고 볼 경우 '그리버스'라는 캐릭터가 좀 붕 뜬 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등장 자체도 갑작스러운데다 생긴 거에 비해 그다지 카리스마 없는 모습하며, 이래저래 당혹스럽죠. 그냥 '스타워즈'라면 이것저것 놓치지 않고 챙기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왠만한 디테일 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알고 있던 게 대부분이었는데, 설마 '타킨' 총독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영화 종반부에, 건조중인 '데스 스타'를 바라보며 나란히 서 있는 황제와 '다스 베이더', 그리고 그 옆의 '타킨' 총독을 발견했을 때는 정말 박수를 쳐 주고 싶었습니다. '조지 루카스'씨의 '스타워즈'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거든요.
이건 여담인데, ep.4 만 놓고 보면 '다스 베이더'는 왠지 '타킨' 총독의 부하, 혹은 그의 오른팔 격인 듯한 이미지를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ep.4 말미에 '데스 스타'가 폭파되면서 그 안에 타고 있던 '타킨' 총독이 죽고 나서야 '다스 베이더'가 제국 2인자로서의 입장을 확실히 굳히게 된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거든요.
그랬던 것이 이번 ep.3 에서는 '다스 베이더'가 황제의 오른편을 딱 지키고 서있고 '타킨' 총독은 그 둘 보다 아래에 있는 듯한 이미지여서 조금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황제가 '다스 베이더'를 필요 이상으로 애지중지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구요.
4. 바로 위에서 이야기했던 '타킨' 총독 처럼, 이후 ep.4, ep.5, ep.6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신경쓴 디테일들을 찾자면 한도 없겠지만, 그 중에서 또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이 마우스 드로이드들.
ep.4 에서 '루크' 일당이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데스 스타' 내부로 위장 잠입했을 때, 포로로 가장한 '추바카'가 내는 소리에 오던 길을 황급히 되돌아갔던 바로 그 드로이드들 입니다. 조그만 것들이 줄지어 오고 가는 모습이 꽤 흥미로웠는데 이번 ep.3 에서도 등장하더군요. 왠지 시간상 그 뒤의 이야기인 ep.4 에 등장했던 것 보다 훨씬 성능이 나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그런건 차치하고 등장만으로도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스타워즈'에 대한 '조지 루카스'씨의 애정을 두번, 세번, 아주 연거푸 느낄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녀석을 한번 봤으면 했는데 끝내 안나오더군요. 혹시 영화에서 이 녀석을 보신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5. ep.3 에서 어떤 제다이인들 안 그렇겠습니까만 '킷 피스토'가 그렇게 간단히 가 버린 것은 특히 좀 아쉬웠습니다. '펠퍼틴'을 체포하는데 동원되었던 다른 두 제다이에 비해서는 그나마 오래 버텼다지만 그래도 단 두합만에 당하다니.
'클론워즈'에서 썩은 웃음을 띄며 드로이드들을 절단 내는 시원시원한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었는데 말이죠.
6. 번역은 대체적으로 괜찮았지만 '태양계' 같은 부분은 역시 좀 그랬습니다. 그냥 '우주'나 '은하계' 정도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파워!', 부분도 '힘!' 이라던지 뭔가 더 나은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7. 이건 먼저 영화를 본 선배가 내놓은 재미있는 의견인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면서 갑자기 키가 커진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번 ep.3 에서 아나킨의 두 다리를 자른 것이겠지?'
이 이야기, 저만 그렇게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꽤 참신하지 않습니까? 이쪽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8.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일단 대만족이었습니다. 원체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다보니 이미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편은 좋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지적 받은, 드라마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든지 하는 부분도 '스타워즈'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별로 문제될 게 없어 보였습니다. '파드메'에 대한 걱정, 제다이 평의회와의 갈등 때문에 포스의 어두운 면에 점점 빠져드는 '아나킨'의 모습도 잘 그려졌던 것 같고, 전편까지 좀 부족했던, 모든 사건의 흑막에는 황제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부분에 대한 묘사도 명확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비주얼한 면이나 이후 삼부작과의 연계성 같은 면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좋았구요.
아무튼, 이제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이후로 이만큼의 영향력을 가지는 영화를 다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 사진출처 : starw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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