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되고 해서 머리를 좀 짧게 자르고자 늘 다니던 미용실에 들렀다. 그곳에는 저번부터 꽤 신경쓰이게 하는 남자 직원이 한명 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를 마크하게 된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그 직원은 나에게 다가오더니 머리를 감으러 가자고 했다.
말없이 따라가서 누으라는 곳에 눕고 고개를 뒤로 젖힌 뒤 눈을 감았다. 뒤이어 그 직원이 내게 말했다.
'물은 좀 시원하게 해 드릴게요.'
안 그래도 거기까지 걸어오는 중에 꽤 더웠던 터라 좋다고 했다. 물소리가 좀 나다가 직원이 그 물을 머리에 확 끼얹는데.
...
아, 젠장!
이건 시원한게 아니라 차갑고 추운거잖아.
하지만 타고난 성격이 모질지 못한 데다 일전에 그 남자직원이 핀치에 몰려 안타까워했던 모습이 떠 올라 그냥 잠자코 있었다. 맞다 보니 나름 참을 만 하기도 했고.
그런데 그 직원이 입을 열었다.
'좀 많이 시원하죠?'
...
이거, 노렸구나. 시원하게 한다면서 냅다 차가운 물 뿌리고 반응을 살피는데, 내가 아무 말 없으니까 결국 먼저 물어본 거구나.
뭐,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일단 지나치게 시원한 건 사실이라 그렇다고 했더니 이렇게 말한다.
'여름에는 시원한게 좋죠 뭐.'
...
결국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구나.
순간 당했다는 느낌이 내 온몸을 휘감았으나, 이것 역시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 맞다는 식으로 대꾸해줬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또 화제를 바꿔서 다른 걸 묻는다.
'왁스는 뭐 쓰세요?'
사실 어디 회사 제품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동생이 사다준 거 그냥 쓴다고 얼버무렸다. 그러면 그냥 넘어가면 될 것을 굳이 또 한번 더 묻는다.
'혹시 곽에 일본어 써있고 그러지 않아요?'
내가 쓰는 왁스에는 일본어가 전혀 쓰여있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거기서 또 아니라고 하면 쓸데없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대충 넘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왁스인데다 곽에 일본어가 써 있다고 하면 분명히 Gatsby社의 제품을 의미하는 것 같아, 그냥 대충 맞는 것 같다고, Gatsby社 제품이라고 둘러댔다.
그랬더니 그 직원 하는 말.
'동생이 아니라 왠수네요.'
...
뭐?
이 사람, 지금 무슨 이야긴가 싶어서 그 의미를 물었다. 그때부터 긴 사설을 푸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 왁스, 당장 버려버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연신 네, 네, 거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
뭐 이런 식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 저 직원, 특유의 명랑함 때문에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흥미롭다. 게다가 사뭇 프로게이머 최인규를 닮은 얼굴에서는 약간의 간지가 묻어나 보이기까지. 뭐, 좋으면 좋았지, 손님 기분 나쁘게 만들만한 사람은 아닌 것 처럼 보였음.
요약하자면, Gatsby 왁스는 두피에 안좋다니까 쓰지 맙시다.
말없이 따라가서 누으라는 곳에 눕고 고개를 뒤로 젖힌 뒤 눈을 감았다. 뒤이어 그 직원이 내게 말했다.
'물은 좀 시원하게 해 드릴게요.'
안 그래도 거기까지 걸어오는 중에 꽤 더웠던 터라 좋다고 했다. 물소리가 좀 나다가 직원이 그 물을 머리에 확 끼얹는데.
...
아, 젠장!
이건 시원한게 아니라 차갑고 추운거잖아.
하지만 타고난 성격이 모질지 못한 데다 일전에 그 남자직원이 핀치에 몰려 안타까워했던 모습이 떠 올라 그냥 잠자코 있었다. 맞다 보니 나름 참을 만 하기도 했고.
그런데 그 직원이 입을 열었다.
'좀 많이 시원하죠?'
...
이거, 노렸구나. 시원하게 한다면서 냅다 차가운 물 뿌리고 반응을 살피는데, 내가 아무 말 없으니까 결국 먼저 물어본 거구나.
뭐,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일단 지나치게 시원한 건 사실이라 그렇다고 했더니 이렇게 말한다.
'여름에는 시원한게 좋죠 뭐.'
...
결국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구나.
순간 당했다는 느낌이 내 온몸을 휘감았으나, 이것 역시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 맞다는 식으로 대꾸해줬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또 화제를 바꿔서 다른 걸 묻는다.
'왁스는 뭐 쓰세요?'
사실 어디 회사 제품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동생이 사다준 거 그냥 쓴다고 얼버무렸다. 그러면 그냥 넘어가면 될 것을 굳이 또 한번 더 묻는다.
'혹시 곽에 일본어 써있고 그러지 않아요?'
내가 쓰는 왁스에는 일본어가 전혀 쓰여있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거기서 또 아니라고 하면 쓸데없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대충 넘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왁스인데다 곽에 일본어가 써 있다고 하면 분명히 Gatsby社의 제품을 의미하는 것 같아, 그냥 대충 맞는 것 같다고, Gatsby社 제품이라고 둘러댔다.
그랬더니 그 직원 하는 말.
'동생이 아니라 왠수네요.'
...
뭐?
이 사람, 지금 무슨 이야긴가 싶어서 그 의미를 물었다. 그때부터 긴 사설을 푸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Gatsby社의 왁스는 유해물질 때문에 일본 본국에서는 판매가 금지됐다. 그러자 그 물량이 상당수 중국으로 넘어갔고, 그 중 일부가 한국에 덤핑으로 넘어왔다. 그래서 화장품 전문점을 비롯해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곳곳에 Gatsby社의 제품이 깔리게 된 것이다. 흔히 접할 수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쓰는데, 그 제품은 두피에 해로운 물질이 쌓이게 하므로 쓰지 않는게 좋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 왁스, 당장 버려버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연신 네, 네, 거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
뭐 이런 식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 저 직원, 특유의 명랑함 때문에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흥미롭다. 게다가 사뭇 프로게이머 최인규를 닮은 얼굴에서는 약간의 간지가 묻어나 보이기까지. 뭐, 좋으면 좋았지, 손님 기분 나쁘게 만들만한 사람은 아닌 것 처럼 보였음.
요약하자면, Gatsby 왁스는 두피에 안좋다니까 쓰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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