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의 명성은...... 설익힌 것에서 나온다. 고기 속으로 비치는 붉은 피는 자연 그대로인 듯하고, 오밀조밀하며 동시에 촘촘하고 매끄럽게 잘릴 것처럼 보인다. 입 안에서 감지되는 이런 풍부한 맛은 고대 신들의 음식을 떠올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스테이크 원래의 원기와 특성이 인간의 혈액 속으로 녹아드는 듯한 미묘한 느낌도 맛볼 수 있다. 이런 붉은 피야말로 스테이크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 중에서.
야, 이거 마지막에 와서 거의 결정타를 날리는 구나. 이 책은 보다 보면 자꾸 '이거 고도의 육식빠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보면서 '그래, 육식은 하면 안 되는 거구나' 같은 뉘우침보다는 '아, 고기 먹고 싶어'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드니... 평소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 저런 묘사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 여건만 되면 당장 고깃집으로 뛰어가고 싶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정말.
그래도 읽으면서 육식의 폐해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된 건 사실이다. 육식을 하면 영혼이 상처 받는다든지, 식생활을 위해 희생되는 다른 생명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든지 하는 추상적인 육식 반대 논리에 잘 공감 못하는 편이었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꽤 와 닿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정말 이런 것 때문이라면 육식에 대해 좀 재고할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워낙 육식에 찌들어 있어서 갑자기 이걸 포기하지는 못하겠지만 고기를 먹는 행위가 어떤 해악을 불러일으키는지 알아둬서 나쁠 것 없겠지. 많은 걸 배웠다. 요즘 같은 육식 횡행의 시대에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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