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피트니스로 몸 만드는 사람들이 자주하는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운동보다 음식이 더 중요하다' 라든지, '운동 30, 영양 70' 뭐 이런 말들. 운동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잘 먹고 영양에 신경 써야 운동한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살 빼려는 사람은 저지방, 저탄수화물 위주로, 근육 늘리려는 사람은 고단백 위주로, 뭐 이런 거.
나도 운동을 좀 꾸준히 하려고 마음 먹으면서 이런 음식에 신경 쓰이는 단계를 피할 수 없었다. 일단 살이 잘 안 찌는 편이라 뭐든 억지로라도 꾸준히 먹어야 했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무작정 입에 집어넣을 수는 없으니 저지방에 고단백 식사를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신경도 안 썼던, 아니 되려 부러 무시했던 음식물 영양분석표 같은 걸 다 들여다보게 됐다. 비슷한 종류면 이왕 먹는 거, 지방, 나트륨은 덜 들고, 단백질은 좀 많이 든 그런 음식을 찾게 된 거다.
이게 좀 심해지니까 이전에 먹던 대로 먹으면서 좀 주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식단 자체를 극단화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평소 처럼의 식사는 하루에 한 끼니 정도. 나머지는 전부 계란, 닭 가슴살, 고구마, 과일로 대체하게 된 거다. 그러니까 저녁 식사 정도만 사람들이랑 같이 식당 가서 먹고 나머지는 종일 고구마, 계란, 닭 가슴살 같은 걸 잊을만하면 집어 먹는 거다.
뭐 다 좋다. 계란, 고구마 삶는 거 어렵지 않고, 닭 가슴살 요리도 멋만 안 부리면 꽤 간단하다. 과일은 그냥 씻어먹으면 되는 거고 귀찮으면 바나나 같은 것도 있다. 밖에서 사먹는 것 보다 돈도 덜 들고 식사 때 마다 식당 찾아가고 어쩌고 하는 것 보다 그냥 앉아서 처리하는 게 훨씬 편하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을 상쇄할만한 단점이 하나 존재한다. 맛이 없다.
계란, 고구마도 하루 이틀이다. 가끔 소풍이나 기차 타면서 까먹는 삶은 계란이 맛있고 그냥 겨울에 어쩌다 한번씩 따끈하게 까먹는 고구마가 맛있는 거지 이걸 날마다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안 그래도 퍽퍽하다고 닭고기 중에서도 외면 당하는 게 닭 가슴살인데 이것 또한 날마다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거의 고행에 가까운 식생활이다. 오죽하면 운동보다 음식 조절이 훨씬 더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을까. 헬스 관련 커뮤니티 가면 그래서 '닭 가슴살, 어떻게 하면 좀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하는 질문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온다. 심지어는 귀찮아서 아예 닭 가슴살이랑 이것저것 한 번에 때려 넣고 갈아 마셔 버린다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그런데 다행인 건, 내 미각이 무지하게 무디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비극인데 나는 좀 심하게 말하면 맛있는 걸 먹어도 맛있는 줄 모르고 맛없는 걸 먹어도 맛없는 걸 모른다. 맛에 대한 분별력, 심미안이 거의 빵점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음식에 있어서는 잘 질리지도 않는다. 한 번 먹어보고 입맛에 맞는 게 있으면 일반인의 기준을 초월할 정도로 오랫동안 먹고 견딜 수 있는 거다. 오죽하면 예전에 근 두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날마다 저녁에 비빔밥만 먹고 산 적이 있을 정도다. 나 같은 사람은 알약 하나로 영양 및 공복감이 해결되는 뭐 그런 거 나오면 평생 그것만 먹고도 살 수 있을 거야 정말. 음식을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니까.
아무튼 그래서 저런 맛없는 음식을 섭취하는 데 남들만큼 큰 장애가 없다. 재료 사고, 요리하고, 꾸준히 먹는 게 귀찮으면 귀찮았지 맛이 없거나 괴롭거나 하지 않으니까. 원래 내가 나 스스로를 본능에 꽤 충실한 인간이라 생각하고, 각종 욕구에 쉽게 무릎 꿇는 인간이라 생각하는데 어쩌다 식욕, 특히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지 신기한 노릇이다. 식욕, 하면 삼대 욕구 중 하나 아냐.
나도 운동을 좀 꾸준히 하려고 마음 먹으면서 이런 음식에 신경 쓰이는 단계를 피할 수 없었다. 일단 살이 잘 안 찌는 편이라 뭐든 억지로라도 꾸준히 먹어야 했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무작정 입에 집어넣을 수는 없으니 저지방에 고단백 식사를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신경도 안 썼던, 아니 되려 부러 무시했던 음식물 영양분석표 같은 걸 다 들여다보게 됐다. 비슷한 종류면 이왕 먹는 거, 지방, 나트륨은 덜 들고, 단백질은 좀 많이 든 그런 음식을 찾게 된 거다.
이게 좀 심해지니까 이전에 먹던 대로 먹으면서 좀 주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식단 자체를 극단화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평소 처럼의 식사는 하루에 한 끼니 정도. 나머지는 전부 계란, 닭 가슴살, 고구마, 과일로 대체하게 된 거다. 그러니까 저녁 식사 정도만 사람들이랑 같이 식당 가서 먹고 나머지는 종일 고구마, 계란, 닭 가슴살 같은 걸 잊을만하면 집어 먹는 거다.
뭐 다 좋다. 계란, 고구마 삶는 거 어렵지 않고, 닭 가슴살 요리도 멋만 안 부리면 꽤 간단하다. 과일은 그냥 씻어먹으면 되는 거고 귀찮으면 바나나 같은 것도 있다. 밖에서 사먹는 것 보다 돈도 덜 들고 식사 때 마다 식당 찾아가고 어쩌고 하는 것 보다 그냥 앉아서 처리하는 게 훨씬 편하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을 상쇄할만한 단점이 하나 존재한다. 맛이 없다.
계란, 고구마도 하루 이틀이다. 가끔 소풍이나 기차 타면서 까먹는 삶은 계란이 맛있고 그냥 겨울에 어쩌다 한번씩 따끈하게 까먹는 고구마가 맛있는 거지 이걸 날마다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안 그래도 퍽퍽하다고 닭고기 중에서도 외면 당하는 게 닭 가슴살인데 이것 또한 날마다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거의 고행에 가까운 식생활이다. 오죽하면 운동보다 음식 조절이 훨씬 더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을까. 헬스 관련 커뮤니티 가면 그래서 '닭 가슴살, 어떻게 하면 좀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하는 질문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온다. 심지어는 귀찮아서 아예 닭 가슴살이랑 이것저것 한 번에 때려 넣고 갈아 마셔 버린다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그런데 다행인 건, 내 미각이 무지하게 무디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비극인데 나는 좀 심하게 말하면 맛있는 걸 먹어도 맛있는 줄 모르고 맛없는 걸 먹어도 맛없는 걸 모른다. 맛에 대한 분별력, 심미안이 거의 빵점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음식에 있어서는 잘 질리지도 않는다. 한 번 먹어보고 입맛에 맞는 게 있으면 일반인의 기준을 초월할 정도로 오랫동안 먹고 견딜 수 있는 거다. 오죽하면 예전에 근 두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날마다 저녁에 비빔밥만 먹고 산 적이 있을 정도다. 나 같은 사람은 알약 하나로 영양 및 공복감이 해결되는 뭐 그런 거 나오면 평생 그것만 먹고도 살 수 있을 거야 정말. 음식을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니까.
아무튼 그래서 저런 맛없는 음식을 섭취하는 데 남들만큼 큰 장애가 없다. 재료 사고, 요리하고, 꾸준히 먹는 게 귀찮으면 귀찮았지 맛이 없거나 괴롭거나 하지 않으니까. 원래 내가 나 스스로를 본능에 꽤 충실한 인간이라 생각하고, 각종 욕구에 쉽게 무릎 꿇는 인간이라 생각하는데 어쩌다 식욕, 특히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지 신기한 노릇이다. 식욕, 하면 삼대 욕구 중 하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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