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다이나믹 듀오 3집이 나왔다. 자세한 건 아직 안 들어봐서 모르겠고, 내가 지금 다이나믹 듀오 이야기를 하는 건 그 사람들 2집에 대해 고백할 게 있어서.
2집에 보면 두 번째 트랙에 '고백 '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그러고보니 이 노래 제목도 '고백'이네. 아무튼, 제목이 주는 느낌대로 시종일관 부드러운 톤으로 진행되며, 도입부 이후에 앨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아주 좋은 노래. 이 노래 시작이 개코의 솔로 파트인데 그 부분을 나는 아무리 들어도 '이것을 분자기 속에서...'라고 들리는 거다. 도대체 어떤 고백을 할 생각이길래 분자기에 들어가서 한다는 말인가? 아니, 애초에 분자기라는 게 무엇이고 과연 존재하긴 하는 물건인가? 이거 왠지 SF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가사가 아닌가?
그 가사가 내가 생각하는 그것일 리 없다는 사실은 나 스스로도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도대체 그렇게 밖에는 들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노래를 들을 때 마다 원래 가사가 무엇인지 몹시 궁금했으나 역시 그때 마다 귀찮아지는 바람에 확인을 안 했었지.
그렇게 그냥 저냥 살다가 3집까지 나온 이 마당에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될 듯 하여 한 번 찾아봤다. 그랬더니 내가 여태 분자기가 어쩌고 하는 내용으로 잘못 듣고 있던 그 가사는 바로 '이건 슬픈 자기소개서...' 였다. 그걸 '이것을 분자기 속에서...'로 듣고 있었다니...
찾아본 김에 분자기라는 게 있긴 한 건지도 한 번 찾아봤다. 다행히 뭔가 있다.
분자기(粉子器) : 균류의 무성포자인 분생포자를 만드는 영양체의 일종이다. 구형, 타원형, 플라스크형 등 다양한 모양을 가진다.
있긴 한데 적어도 다이나믹 듀오, 아니 개코 혼자라고 해도 그 속에 들어가 랩을 할 수 있을만한 레벨은 아님.
...
이런 일,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거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하나도 부끄럽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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