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애매한 물건이 하나 나왔네, 아이팟 터치 . 새 아이팟에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가 도입된다는 건 거의 기정사실이었고 여타 디테일이 문제였을 텐데, 그냥 아이폰 에서 전화기랑 카메라 기능만 뺀 기계가 나왔다. 물론 덕분에 인터넷이 사용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그것도 국내에서는 반쪽 짜리 기능에 불과.
일단 웹 브라우저가 사파리 인 것부터 시작해서, 이거는 확정된 상태는 아닐 테지만 한글 키보드가 현재로서는 탑재가 안 되어 있다며? 유튜브 도 우리나라에서는 들어가는 사람이나 들어가지. 거기에 한국사람이 마음 편히 즐길만한 컨텐츠가 많은 것도 아니고. 유튜브가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런칭한 것도 아니잖아? 오죽했으면 어제 본 '디스터비아'는 대사 중 유튜브라는 부분을 싸이월드로 대체했겠어. 무엇보다 내 생활 패턴 상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을 쓸 일이 없음. 인터넷은 커녕, PMP가 있어도 밖에서 동영상 한 번 본 적이 없는데 무슨.
거기다 결정적으로 아이튠즈 스토어 . 우리나라 사람한테는 정말 철저하게 의미 없는 기능이죠. 아이튠즈 스토어를 쓸 수 없으니, 동영상 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의미가 처절하게 퇴색되고. 미국에서야 간편하게 스토어에 들어가서 보고 싶은 동영상 뚝딱 사면 바로 볼 수 있잖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아이팟으로 동영상 보려면 어떻게 해야지? 일단 어디서든 동영상을 따로 구해야죠. 구했다고 바로 볼 수 있나? 아이팟에서 돌아가는 포멧으로 다시 인코딩해야죠. 외국어로 된 동영상 보려면 자막을 또 찾아야 하고. 이거 번거로워서 어떻게 씁니까? 그 노력 할 시간에 책을 보겠다 그냥.
그냥 이번 기회에 국내에 아이팟 터치 출시하면서 아이튠즈 스토어도 전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그때는 위에 한 말 다 취소할게. 취소가 다 뭐야. 내가 아예 쌍수를 들고 환영해 줄게요. 아니다. 바로 아이팟 터치를 사지 뭐. 어쨌든 그 전에는 어정쩡하다는 이야기. 아, 스타벅스 연동 기능 같은 것도 있던데 그건 언급할 의미도 없다. 넘어 가고요.
하지만 역시 가장 안타까운 건 용량. 내가 아이팟을 사용하는 패턴 을 봤을 때, 아무리 화면에다 대고 손가락 장난 을 치며 놀 수 있어도 용량이 16기가여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아이팟 을 바꾼다면 유일한 이유는 아마 용량 부족 때문일 텐데, 저래서야 원. 그날 그날 어떤 곡을 듣고 싶을지 내가 무슨 수로 알아서 음악 을 넣었다 뺐다 하고 있겠어? 그냥 다 때려 넣고 다니는 걸 선호하는 나로서는 암튼 용량이 매우 아쉬움.
아이폰을 본 딴 아이팟이 나왔다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도 많겠고, 여차저차 마음에 안 차는 것도 다 내 사정이지, 마음에 들어 죽겠는 사람도 많을 거야. 저런 상태로 꼴랑 물건만 국내에 들여와도 당연히 많이 팔리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 별 수 없죠. 쓰던 물건 얌전히 계속 쓰면서 지켜볼 수 밖에. 이거, 내가 긱이 아니라서, 애플빠가 아니라서 이 좋은 물건을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 하는 건가?





